1944년 11월 17일, 제2차 세계대전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던 무렵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버니바 부시(Vannevar Bush) 과학연구개발국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전쟁에서 작동한 과학 동원 체제를 평시에도 이어 가려면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 편지였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1945년 7월의 《끝없는 프런티어》였다.
81년 뒤인 2026년 7월 21일,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의 Michael Kratsios 실장은 제목부터 부시를 호출한 《새 황금시대의 과학》을 발표했다. 새 보고서는 연구비를 개인 연구자와 새로운 형태의 연구 조직에 더 직접 연결하고, 국가 임무·산업·AI 인프라를 하나의 연구 포트폴리오로 묶자고 제안한다.[1]
두 문서가 던진 질문은 닮았지만 출발점은 반대다. 1945년의 과제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과학 투자를 계속하는 법이었다. 2026년의 과제는 이미 거대한 연구 체계를 어떤 목표와 조직에 다시 배분할 것인가다. 따라서 이번 논쟁은 ‘대학 연구비를 줄일 것인가’라는 한 문장으로는 부족하다. 미국이 과학과 맺은 공적 계약의 세 조항을 다시 쓰는 일에 가깝다.
- 의제연구자·동료평가·정부 중 누가 문제를 고르는가
- 위험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연구를 누가 오래 부담하는가
- 성과지식·인재·특허·제품·공급망 중 어디에 남기는가
1940–45자율성 계약
1945–57임무 국가
1958–79전환·산업
1980–2025재설계
2026–
전쟁은 정부가 과학 연구의 위험을 떠안을 수 있음을 보여 줬다
전쟁 전 미국 연방정부가 대학 연구를 지원하는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대학은 재단의 기부나 기업 자금에 더 의존했고, 기업은 당장 쓸 곳이 분명한 연구를 선호했다. 전쟁은 이 구조를 단숨에 바꿨다. 부시가 이끈 과학연구개발국(OSRD)은 대학·기업·정부 연구소의 역량을 레이더, 의학, 무기 개발 같은 국가 과제에 연결했다.
중요한 것은 전시 성과 자체보다 자금 배분 방식이었다. 정부는 결과를 미리 보장받지 못한 채 대규모 연구의 비용과 실패 위험을 떠안았고, 여러 기관의 연구자를 하나의 목표 아래 조직했다. 루스벨트의 편지는 이 예외적 동원 체제에서 무엇을 평시 제도로 남길지 물었다. 질문에는 전쟁 중 축적한 과학 지식을 공개하는 법, 질병 연구를 계속하는 법, 공공·민간 연구를 지원하는 법, 과학 인재를 찾고 기르는 법이 함께 들어 있었다.[2]
그러나 평시는 전쟁과 달랐다. 국가가 모든 연구 목표를 정하면 과학은 단기 성과와 정치적 필요에 끌려갈 수 있었다. 부시가 내놓은 해법은 전시 국가의 자금 동원 능력과 대학 연구의 자율성을 결합하는 것이었다.
이 시기의 답 정부가 의제와 실패 위험을 함께 맡고, 성과는 안보·보건과 공개 지식으로 돌렸다.
1940–45자율성 계약
1945–57임무 국가
1958–79전환·산업
1980–2025재설계
2026–
1945년 계약: 정부가 돈을 대고, 과학자가 길을 고른다
부시 보고서의 중심은 ‘기초연구’였다. 당장 쓸 곳을 정하지 않은 연구가 새로운 지식의 저수지를 만들고, 산업과 정부가 나중에 그 지식을 응용한다는 논리였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결과’에 대한 압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기초연구의 중심이 돼야 했다. 정부는 장기 위험을 부담하되, 과학자는 “자신이 선택한 주제”를 탐구할 자유를 가져야 했다.[2]
이 원칙은 흔히 ‘정부는 돈을 대고 과학자는 결정한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완성된 제도가 생긴 것은 아니다. 부시는 연방 기초연구를 폭넓게 맡는 강력한 단일 기관을 구상했다. 의회에서는 연구 혜택의 지역 편중, 특허, 기관 지배구조와 대통령의 통제권을 둘러싸고 5년 동안 논쟁이 이어졌다.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은 1947년 의회를 통과한 법안이 대통령에게 책임지는 기관장을 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3][4]
1945년 구상
- 기초연구 지원을 폭넓게 모은 중심 기관
- 과학 공동체의 판단과 연구 주제 자율성 강조
- 대학·연구기관과 과학 인재 양성을 핵심 기반으로 설정
1950년 타협
- 대통령이 임명하는 기관장과 24인 국가과학위원회
- 국방·보건·원자력 기관이 이미 각자의 연구 포트폴리오를 확대
- NSF는 기초연구의 유일한 금고가 아니라 여러 지원 기관 중 하나로 출발
1950년 5월 10일 출범한 NSF는 결국 부시의 원안보다 작고 분권적인 기관이었다. 그 사이 해군연구국, 국립보건원, 원자력위원회가 각자 연구비 체계를 키웠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전후 미국 과학 체제의 힘은 하나의 완벽한 설계보다, 서로 다른 임무를 가진 기관들이 대학과 연구자를 지원하는 다중 후원 구조에서 나왔다.
1945년 계약의 답 과학자가 의제를 고르고 연방정부가 장기 위험을 부담하며, 성과는 논문·인재·후속 응용으로 넓게 퍼뜨린다.
1940–45자율성 계약
1945–57임무 국가
1958–79전환·산업
1980–2025재설계
2026–
스푸트니크 이후, ‘끝없는 프런티어’에 목적지가 생겼다
자율적 기초연구는 곧바로 국가 임무와 경쟁해야 했다.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발사는 미국의 과학·기술 우위에 대한 위기감을 키웠다. 이듬해 항공우주국(NASA)이 출범했고, 달 착륙은 연구·개발·조달·산업 생산을 하나의 목표에 묶는 임무형 국가의 상징이 됐다. NSF 역사 기록도 스푸트니크 이후 과학 교육과 연구 예산이 빠르게 확대됐다고 설명한다.[4]
자율적 기초연구를 지원하되, 보건·국방·원자력 연구와 공존하는 분권형 체제가 자리 잡았다.
과학 지원은 지식의 축적뿐 아니라 국가 경쟁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와 연결됐다.
정부가 목표와 기한을 정하고 대학·정부 연구소·산업을 동원하는 임무형 연구개발이 정점에 올랐다.
1969년 제정된 1970회계연도 군사조달승인법에 들어간 맨스필드 수정안은 이 긴장을 문장으로 못 박았다. 해당 법이 승인한 국방 연구비는 특정 군사 기능 또는 작전과 직접적이고 명백한 관계가 있는 연구에만 쓸 수 있다고 규정했다.[5] 모든 연방 연구를 같은 방식으로 제한한 것은 아니지만, 국방부가 폭넓은 기초연구의 후원자 역할을 어디까지 맡아야 하는지 경계를 다시 그었다.
임무 국가가 보탠 답 연구자와 정부가 의제를 나누되, 정부가 위험을 부담한 연구의 성과를 달 착륙·국방·보건 같은 구체적 임무에 묶었다.
1940–45자율성 계약
1945–57임무 국가
1958–79전환·산업
1980–2025재설계
2026–
1980년 이후에는 ‘발견 뒤에 무엇이 남는가’가 규칙에 들어왔다
1980년 베이-돌법은 연방 연구비로 나온 발명의 권리 배분을 바꿨다. 대학과 비영리기관, 중소기업은 일정한 의무 아래 해당 발명의 특허권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법의 목적에는 연방 지원 발명의 활용, 대학과 기업의 협력, 상용화와 공공 이용 확대가 명시됐다.[6]
이 변화는 ‘연구자가 무엇을 발견했는가’뿐 아니라 ‘누가 권리를 관리하고, 어떻게 제품과 기업으로 옮길 것인가’를 연구비 계약에 포함했다. 정부가 권리를 모두 넘긴 것도 아니고, 발명자 개인이 자동으로 소유하게 된 것도 아니다. 연방정부의 권리와 공익 보호 조항을 남겨 둔 채 기관이 기술이전을 조직하는 모델이었다.
베이-돌법과 TIP은 하나가 다른 하나의 결함을 바로잡은 직접적인 후속 관계가 아니다. 베이-돌법은 발명 뒤의 권리와 이전 경로를 정했고, TIP은 핵심기술 경쟁력·지역 혁신·인력 양성이라는 별도의 정책 수요를 연구비 배분 앞단에 더했다. 2022년 3월 NSF는 30년 만의 새 부서인 기술·혁신·파트너십국(TIP)을 출범시켰고, 그해 8월 CHIPS and Science Act가 이 부서를 법률에 명시했다. TIP은 호기심 중심 연구와, 기초적 질문을 다루면서도 사회·산업의 필요에서 문제를 고르는 ‘활용 목적 연구’(use-inspired research)를 연결한다. 핵심 기술, 지역 혁신, 산업 전환과 인력 양성도 같은 포트폴리오에서 다룬다.[3][7]
상용화·지역 정책이 보탠 답 연구자뿐 아니라 정부·지역·산업이 의제와 위험을 나누고, 성과를 특허·기업·생산 역량과 지역 생태계에도 남기려 했다.
1940–45자율성 계약
1945–57임무 국가
1958–79전환·산업
1980–2025재설계
2026–
2026년 보고서는 기관보다 사람과 포트폴리오를 앞세운다
《새 황금시대의 과학》이 내놓은 진단은 네 갈래다. 대학의 단일 책임연구자(PI) 연구실과 합의 중심 동료평가가 너무 지배적이고, 물리과학·공학과 장기 기초연구의 비중이 약해졌으며, 발견이 미국 내 제조와 산업 역량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고, AI가 연구 방법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1]
보고서는 대학 연구실을 실패한 모델로 규정하지 않는다. 대학의 PI 연구실은 호기심 중심 연구와 차세대 연구자 훈련에 강하고,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대표적인 연구 프로젝트 지원 제도인 R01은 생의학 연구의 핵심 수단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수십 명이 함께하고 수천만 달러가 필요한 중간 규모 연구, 학제 경계를 넘는 고위험 연구, 기관 사이를 옮기는 초기 경력 연구자에게는 기존 방식의 ‘빈틈’이 있다고 주장한다.
부시로의 복귀와 부시로부터의 이탈이 한 문서에 있다
돌아온 부시의 원칙
-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장기 기초연구는 정부의 역할
- 과학자의 자율성과 초기 경력 인재에 대한 직접 지원
- 단기 성과 압력을 낮추는 긴 연구 기간
새로 강해진 국가의 역할
- AI·양자·핵융합·우주 등 국가 임무 중심의 포트폴리오
- 산업·제조·공급망까지 이어지는 성과 기준
- 심사·연구자·기관 데이터를 이용한 지속적 제도 재설계
세 질문으로 묶어 본 2026년의 배분 제안
NSF X-Labs 같은 전담팀, 몇 쪽짜리 신청서를 한 달 안에 심사하는 패스트 그랜트, 개별 전문가가 비전형 제안을 추천하는 ‘골든 티켓’을 시험한다.
5년 이상 연구비를 첫해에 배정해 단기 성과 압력을 낮추고, 기관을 옮겨도 학생·박사후연구원·초기 경력 연구자를 따라가는 지원을 늘린다.
연구비 신청·심사·성과 데이터를 연결해 어떤 배분 방식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평가하는 ‘메타과학’을 기관의 상시 역량으로 만든다.
대학 R&D 1,177억 달러 중 647억 달러가 연방 재원이다
재배분 논쟁과 직접 맞닿는 규모를 보려면 대학 연구개발 전체와 그중 연방재원을 구분해야 한다. 미국 국립과학공학통계센터(NCSES)에 따르면 미국 고등교육기관의 2024회계연도 연구개발 지출은 1,177억 달러였고, 이 가운데 연방정부 재원은 647억 달러로 55.0%를 차지했다.[8] 아래 도표는 연방 연구개발 전체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비율이 아니라, 대학이 수행한 연구개발의 재원 구성을 보여 준다.
NCSES HERD Survey의 원자료(단위: 백만 달러)를 바탕으로 비중을 계산했다. 이 도표는 대학이 수행한 R&D의 재원 구성만 보여 주며, 미국 전체 연방 R&D 지출의 수행기관 구성을 뜻하지 않는다.
연방재원 647억 달러 전부가 하나의 재배분 가능 재원인 것도 아니다. 여러 기관과 사업의 법정 목적·공고·계약으로 나뉘어 있다. 새 조직 지원이 대학 연구비 감소로 이어질지는 전체 재원 규모와 기관별 배분 방식에 달렸으며, 보고서는 어느 한 경로만을 확정하지 않았다.
FY2028 메모는 제안을 예산 편성 언어로 옮겼다
보고서가 발표된 7월 21일,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APST)과 관리예산실(OMB)의 Russell Vought 국장은 2028회계연도(FY2028) 연구개발 우선순위 메모에 함께 서명했다. 메모는 법정 권한·기관 임무·가용 재원의 범위에서 적절한 경우, 기초연구와 활용을 염두에 둔 초기 연구에 더 무게를 두고 물리과학·컴퓨터과학·공학을 우선하며 AI·양자·핵융합·우주·로봇·반도체를 국가 임무에 맞추도록 했다. AI용 과학 데이터와 자동화 실험실, 공동 연구시설, 지역 제조와 공급망도 예산안에서 함께 다루도록 했다. 이 예산 지침과 별도로, 2026회계연도 연구개발 예산권한이 30억 달러 이상인 기관장은 메모의 ‘연구개발 우선 관행’(R&D Priority Practices) 절에 관한 이행계획을 90일 안에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과 OMB 국장에게 제출해야 한다.[9]
《새 황금시대의 과학》은 대통령에게 제출된 전략 보고서다. FY2028 메모의 예산 우선순위는 기관별 예산안에 반영되고, 별도 절의 90일 이행계획은 일정 규모 이상의 연구개발 기관에만 적용된다. 어느 쪽도 특정 대학에서 얼마를 빼 어느 기업에 줄지 정한 세출법은 아니다. 실제 돈의 규모와 조건은 대통령 예산안, 의회 세출법, 기관별 공고와 계약에서 정해진다.
행정부는 7월 22일 15개가 넘는 연방기관이 AI 기반 과학 프로그램인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에 연구과제 지원, 신규 지원 기회, 데이터와 시설을 합쳐 50억 달러 이상을 약정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발표에서 에너지부 관계자는 278개 프로젝트가 선정됐다고 밝혔다.[10] 이는 국가 임무가 이미 사업 단위로 움직인다는 신호다. 다만 발표문은 신규·기존 재원, 기관별 액수, 약정과 실제 지출을 구분하지 않으며 50억 달러 전체를 278건과 일대일로 대응시키지도 않는다. 약정 규모를 이미 집행된 단일 신규예산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학계·과학단체 인사들은 ‘무엇과 함께 바꾸느냐’도 물었다
새 심사 방식과 연구조직을 시험하는 것 자체를 모두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미국교육협의회(ACE)의 정부관계 부회장 겸 비서실장 Sarah Spreitzer는 Inside Higher Ed에 보고서의 발상이 “반드시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과학기관이 혼란을 겪는 시기에 기존 절차를 희생하면서 전면 개편하기보다, 특정 문제를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대학과 연구기관의 연방정책 협의체 COGR의 Matt Owens 회장은 보고서가 다른 예산·규정 변화와 함께 시행되면 80년간 이어진 연방정부와 대학 연구기관의 협력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11]
Science 편집장 Holden Thorp는 이 보고서가 행정적 권한을 얼마나 가질지 불분명한 “수사적 장치”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벨연구소나 듀폰 중앙연구소 같은 기업 기초연구소가 쇠퇴한 이유를 짚으며, 20년 뒤 성과가 날지 모르는 연구는 영리기업에 유용한 지출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11] 이는 새 보고서의 산업 연계가 성공하려면 민간자본을 부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정부가 끝까지 위험을 져야 한다는 반론이다.
독립성과 책임성에 관한 우려는 더 직접적이다. 미국 참여과학자연대(UCS) 과학민주주의센터의 Jennifer Jones 센터장은 보고서에 과학적 진실성, 독립성 보호와 명확한 책임 체계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과학 옹호단체 스탠드 업 포 사이언스(Stand Up for Science)의 설립자 Colette Delawalla는 AI가 계산모형이나 대규모 탐색에 유용하더라도 호기심 중심 과학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12]
기사에서 확인한 인물 가운데 보고서에 명시적으로 찬성한 인사는 없었다.
‘새 황금시대’의 성패는 예산과 기관별 설계에서 드러난다
《끝없는 프런티어》도 발표만으로 체제가 되지 않았다. 5년의 입법 갈등과 대통령의 거부권, 여러 임무 기관의 성장 속에서 원안과 다른 NSF가 만들어졌다. 《새 황금시대의 과학》도 제목의 역사성보다 예산과 기관별 실행 과정이 더 중요하다.
앞으로 확인할 기록은 세 가지다.
- 01 예산기초연구 총액대통령 예산안과 의회 세출법에서 실제로 늘어나는가
- 02 지원 설계연구자를 따라가는 연구비기관 이동이 가능한 지원과 장기 연구비가 실제 공고로 나오는가
- 03 책임 장치평가와 보호 장치독립 평가, 이해충돌 방지, 연구윤리, 안전, 데이터 관리가 함께 설계되는가
1945년 계약에서 의제는 과학자에게, 장기 위험은 연방정부에, 성과는 공개 지식과 후속 응용에 놓였다. 이후 임무형 사업과 상용화 정책은 이 답을 바꿨다. 2026년의 쟁점도 대학의 존폐가 아니라 연구자와 국가가 의제를 어떻게 나누고, 정부와 산업이 위험을 어떻게 부담하며, 성과를 지식·제품·공급망과 공익에 어떻게 함께 남길 것인가에 있다.
미국 과학의 ‘끝없는 프런티어’는 한 번 정한 경계가 아니었다. 전쟁, 냉전, 상용화와 AI를 거치며 연구비 계약은 계속 다시 쓰였다. ‘새 황금시대’라는 이름이 역사에 남으려면 재배분의 속도보다 더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한다. 국가가 방향을 제시하면서도, 아직 쓸모를 설명할 수 없는 질문이 살아남게 해야 한다.